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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성금 모금, 정부가 나설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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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4-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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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국민적 성금 모금운동이 일고 있다. 이는 우리국민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로 과거 품앗이나 두레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민족 고유의 공동체 정신에서 기인한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세월호 성금 모금액은 약 24억원, 기탁 건수는 20만여건에 달한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는 성금모금과 관련, 이상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를 위한 성금을 내지 말자'는 목소리가 그것이다.
 모두들 무슨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하지 만은 않은 이야기다. 이는 최근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금양호 선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보상금 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금양호는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침몰해 선원 9명이 사망·실종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지난 2월 금양호 선원들의 유족 1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의사자보상금청구 소송에서 "이미 의·사상자에 준하는 보상을 받은 만큼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여기서 보상은 유족들이 국민성금으로 희생자 1인당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의사자보상금까지 받는다면 천안함 희생자 유족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있다"고 판결이유를 설명했다.
 네티즌들이 이렇듯 이상한(?)주장을 하고 나선 이유는 국민들이 성금을 걷으면 정작 사고대응 과정에서 실망감만 안겨준 정부는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더 큰 이유가 있다. 아직도 100명에 가까운 실종자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홍원총리는 성금 모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지시에 대해 유족들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조직이나 시민단체가 벌이는 성금모금도 즉시 중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이들의 사지가 멀쩡할 때 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구조에만 온 힘을 쏟아 부어도 모자랄 정부가 왜 원하지도 않는 다른 얘길 꺼내느냐는 의미다. 정부도 이같은 유족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직 실종자 구조,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 보상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성금모금, 이 시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꺼낼 사안이 아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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