慶北에 김대중, 全南에는 박정희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慶北에 김대중, 全南에는 박정희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5-01-19 19:37

본문

 빠르면 연내로 경북도와 전남도에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산업단지 또는 공원 등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최근 경북·전남 양 자치단체가 상생협력 9대 과제를 선정해 올해부터 시범사업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전직 대통령 이름 활용사업이다.
 박정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근대 정치사에서 영호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근대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두 사람은 악연(惡緣)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정치적 분위기를 일신(日新)하기 위해 두 사람의 고향을 서로 바꾸어 이름을 남기겠다는 발상은 우선 신선하다. 지역감정 해소는 물론 정치적 쇄신의 주춧돌이 되길 기대한다.
 이밖에 시범사업을 보면 조선감영 역사고도 관광자원화, 백신글로벌산업화 기반구축, 국토 끝섬 주민간 교류, 농특산물 장터 운영, 공무원 교류, 생활체육 교류, 문화교류 및 조선감영 역사인문 포럼, 시·군 자매결연 등이다. 특히 올해부터 10년간 1천억원을 투입해 경북 상주시와 전남 나주시의 조선감영 및 읍성, 향교, 산성, 역사길 등을 복원하는 사업은 지역 정체성을 회복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영호남의 교류협력은 오래됐다. 지난 2009년 7월 당시 김범일 전 대구시장과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달빛동맹 협약'을 맺었다.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인 '빛고을'을 합쳐 만든 말이다. 그리고 2013년 12월에는 '동서화합포럼'이 발족됐다. 이듬해 1월과 3월에는 양 지역 위원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차례로 방문, 국가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1월 동서화합포럼 간담회에는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경북·전남 지역 의원, 김관용·이낙연 지사, 경북·전남의 정무부지사와 도의회 의장 및 시장·군수 등 8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동서화합포럼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앞으로 경북 지역에 공원 등을 새로 조성할 경우 김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이고 반대로 전남에는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제 경북 전남은 국토 남부권의 새로운 동맹세력으로 거듭나야한다. 때마침 1984년에 개통된 88올림픽고속도로 4차로 확장사업이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동서 물류수송을 위해서는 동서횡단철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김대중 박정희의 이름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화합이랍시고 이름만 지어놓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면 이는 아니함만 못하다. 그 이름값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은 경북과 전남의 몫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