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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서 발견된 `조보(朝報)` 검증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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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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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에서 조선시대 관보나 신문 역할을 한 조보(朝報)의 실물이 발견됐다. 만약 이 조보가 진품이라면 세계최초 민간 활자 신문으로 엄청난 가치를 가질 것으로 보여 학계 및 지역사회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영천시와 영천역사문화박물관 등에 따르면 영천에 있는 사찰 용화사가 1577년 음력 11월 6일과 15일 등 5일치 조보를 입수해 공개했다. 용화사측은 서지 관련 경매 사이트에서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조보가 진품이라면 지금까지 1660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창간한 '라이프치거 자이퉁'보다 80여년 앞선 것으로 세계 언론사(史)에 큰 획을 긋게 된다.
 조보의 존재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일찍이 확인된 바 있다.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보면 "선조 10년인 1577년 음력 11월 28일, 우연히 조보를 발견한 선조가 대신들 앞에서 크게 분노했다. 선조는 발행 석 달 만에 조보를 폐간시키고 조보 발행인 30여 명에게 가혹한 형벌과 유배를 내렸다"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기록으로 남겨져 있음에도 그 실물이 없어 세계 최초의 신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조보는 몇 가지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발견된 조보가1577년 음력 11월 6일 자와 15일 자 등 모두 5일 치라는 점이다. 이는 조보가 부정기적으로 발간된 것이 아니라 매일 정기적으로 발간됐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종이의 지질과 활자의 상태, 크기를 볼 때 16세기 후반 필사가 아닌 목활자로 인쇄된 것으로 보여 진다는 점이다. 이는 대량 인쇄로 정보의 공유가가 일부 특권계층이 아니라 일반 백성에게까지 전달됐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조보는 이전까지 승정원 등 관에서 발간 돼 일부 고위관료들에게만 전달된 것과는 달리 민간에 의해 발간돼 상업적으로 판매됐다는데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그밖에 이번 조보는 조정의 인사발령부터 날씨와 사건·사고·해외소식까지 담고 있을 분 아니라 배달체계까지 잘 갖추어져 근대 신문의 역할·유통 방법과 유사하다.
 이제부터는 경북도와 영천시 등이 적극 나서 민간조보의 연대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입수경로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등 검증절차를 진행하는데 적극 협력해야 한다. 또한 검증절차가 완료되면 문화재 등록 등 후속행정절차 진행에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 세계최초민간상업신문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이 조보는 지역의 귀중한 문화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귀중한 자료임을 알아보고 습득에 정성을 기울인 용화사 지붕 주지스님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며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대학과 관련전공자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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