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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실크로드 시발지 증명에 본격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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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7-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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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가 실크로드 선상에 있는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20개국 200여명의 국내외 대학생들로 다국적 청년 탐험대를 꾸렸다. 이들은 오는 10월 10일 경주를 출발해 대만 카오슝, 필리핀 마닐라, 말레이시아 말라카, 태국 방콕,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을 경유해 베트남 호찌민까지 해양 실크로드 1만4500km를 탐험한다. 30일간으 대장정이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탐험대는 1개월을 바다에서 보낸다. 그리고 실크로드 역사학자와 실크로드 국가 대학 교수들을 수시로 초청해 다양한 실크로드 관련 강연을 펼친다. 다국적 탐험대원들 간에 음악·미술·음식·역사에 대한 문화교류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고 정박 국가의 실크로드 유적도 답사한다.
 지난 2013년부터 경상북도는 고대 신라의 왕도 경주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다양한 자료와 고증을 들며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솔직히 아직은 세계의 학계에서 그 주장을 완전히 받아들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아직 육상 실크로드의 동단은 당나라의 수도인 중국 시안이고 해상실크로드의 출발점은 중국 광저우라는 것이 통설이다.
 경상북도가 제시하고 있는 근거는 경주시 외동읍 괘릉의 무인석상과 신라고승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삼국유사에 전하는 아유타국의 공주와 김수로왕의 혼인설 등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세계의 학계를 움직이기에는 부족하다.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물증을 들이밀어야 한다. 예컨대 신라시대 국제항구를 통해 신라가 서역과 교역했다는 사실을 학술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울산시 중구 반구동에서 발굴됐던 신라 국제항구 유적은 지금 아파트 건설로 인멸됐다. 거대한 목책이 발굴되고 다양한 항구 시설물의 흔적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울산시는 이미 아파트 건설허가가 났다는 이유로 유물을 덮어버렸고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그런 유적이 있었는지도 알아채지 못했다. 지자체간의 제대로 된 소통만 있었다면 해양실크로드의 출발지인 국제항 유적을 보존하고 학계에 알렸을 수도 있다. 말로만 떠드는 실크로드 출발지는 아무 소용도 없다.
 그 국제항구는 페르시아의 서사시 '쿠쉬나메'에서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왕자 아브틴이 신라로 망명을 올 때의 통로였다는 사실로 아퀴를 맞춘다면 이설이 없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해양실크로드의 권위자인 이란 테헤란대학교 무함마드 보수기 교수도 고대 페르시아와 이슬람지역 지도를 근거로 신라의 경주가 실크로드의 시발점이었음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적이 있다. 그 사실을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진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 놓고 이벤트성 주장만 한다고 해서 세계의 학계를 움직일 수 없다. 이 문제는 진지하고 꼼꼼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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