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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폐선부지 활용방안 다시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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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6-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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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동해남부선 철도가 이설되면 생겨나는 폐선부지의 활용에 대한 윤곽은 어느 정도 잡은 듯하다. 상업적 용도로 개발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그 공간을 돌려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잘한 결정이다. 폐선부지로 생겨나는 공간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그 공간 활용에 대한 결정을 충분한 숙고 없이 결정해 버리면 돌이킬 수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아직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 시가지를 관통했던 철로가 걷히고 생겨나는 공간에 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다시 모을 필요가 있다. 지난 번 연구 용역에서 제시된 아이디어의 모델로 제시된 경의선 폐선부지 활용방안을 경주에 적용하기에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경주는 서울처럼 시가지의 건축물이나 시설물들이 집중된 곳이 아니어서 폐선부지의 활용 방법도 달라야 한다.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는 선형 공원의 개발이다. 한 곳에 집중돼 정체된 공원이 아니라 길게 동선을 이어주고 그 동선을 따라 테마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힐링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볼거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폐선부지는 길게 이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인 선형 공원 개발에 안성맞춤이다. 시가지철도 이설사업의 근본 취지가 시가지 교통소통과 균형된 발전이라고 하지만 경주의 철로는 이 문제에는 비교적 저촉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놓인 철로를 비껴서 시가지가 형성돼 있고 교통 또한 크게 불편하지 않다. 설령 공원 개발로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면 최신공법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렇다면 경주의 폐선부지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선형공원을 만들 여지가 충분히 있다. 길게 늘어선 공원을 걸으며 천년 고도 경주의 정취를 마음껏 누리도록 하고, 곳곳에 시가지와 연결되는 통로를 놓아 그 길로 빠져나가면 시장이 있고, 빵집 거리가 있고, 식당거리가 있는 균형잡힌 테마를 줄 수 있다. 그럴 경우 난립한 도시의 형태를 이 기회에 정돈할 수 있는 명분도 생긴다.
 대표적인 선형공원인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직접 가봐야 한다. 담당 공무원이나 최종 결정권자가 직접 그 공원에 가서 최소한 사흘은 종일 걸어봐야 한다. 그 공원이 왜 유명하며 도시의 품격을 어떻게 높여놨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경주의 시공간적 특수성을 제시하고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도시 설계팀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행정의 편의성만 강조한다면 폐선부지를 활용한 명품 공원의 탄생은 기대하기 힘들다.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지도 모르는 중대한 결정이다. 경주의 정체성에 걸맞은 공원을 만들기 위해 늦더라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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