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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히 선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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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9-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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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주지역에서 우리나라 지진관측사상 최강도인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7일에는 제16호 태풍 말라카스가 북상하면서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2차 피해마저 속출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17일까지 접수된 지진 피해는 4167건에 이른다. 가장 피해가 심한 것은 역시 한옥이다. 지붕 기와 파손이 2100여 건으로 가장 많고 담장이 무너지거나 건물 벽체에 금이 간 곳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진 피해의 특성상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분명하다.
 황남동과 내남면 등 진원지에서 가까운 지역의 전통한옥은 멀쩡한 곳이 한곳도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전통한옥의 경우 황토와 생석회를 혼합해 기와를 밀착시키는데 지진으로 집이 뒤틀린 것은 물론 비가 내려 지붕 아래 황토가 물을 먹어 엄청난 하중이 실리고 있다. 집 자체가 붕괴하는 대형 사고마저 우려되고 있다.
 17일 오전 국민안전처 박인용 장관이 경주를 방문해 피해정도와 복구대책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경북도와 경주시는 특별재난지원금50억원 지원과 한옥지구 기와지붕 교체금액 70% 지원, 특별교부세 30억원 지원 등과 함께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국민안전처는 18일 특별교부세 24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대해서는 난감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주시의 재정력지수와 특별재난지역 선포의 요건을 감안할 때 공공시설 피해액 75억원 이상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보수적인 잣대 때문인데 태풍과 가뭄 등의 자연재해는 사례가 있으나 지진의 경우 그 사례가 없는 것도 그 원인이다. 이에 중앙정부는 요건과 절차를 따지기 전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 경주시민들의 고통을 들어줘야 한다. 특히 이번 지진은 경주라는 특수한 여건을 지닌 지역에서 발생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경주의 찬란한 신라문화와 풍광을 보존하기위해 전통기와 양식의 가옥구조로 제한 또는 장려해와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더 큰 문제는 전대미문의 강력한 지진으로 시민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 즉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어떻게 치유 하느냐 하는 점이다. 경주시민들 중에는 사소한 흔들림도 지진으로 오인해 놀라는가 하면 높은 건물에는 아직도 올라가기가 겁이 난다는 시민들이 많다. 잠을 자다가도 깜짝 놀라 신경안정제를 찾는 노인들과 어린아이들로 약국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중앙정부는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히 선포해야 한다. 더 나아가 민간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마음대로 수리도 못하고 전통기와집에서 살 수 밖에 없었던 경주시민들의 한을 일정부분 달래줘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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