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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경욱의 자기고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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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20-06-01 19:23 조회6,5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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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는 4·15총선을 부정 선거라고 규정하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다. 20대 국회의원으로서의 임기가 끝난 민경욱 전 의원은 "나는 오랜만에 용감하게 아직 좀 낯선 보통 시민의 일상생활로 뛰어들었다"고 썼다. 그리고 "전철은 어떻게 타는 거고, 마스크는 꼭 착용해야 하는 거고, 이 시기에 당신의 끈질김을 보여줘야 하는 거고, 식은 닭죽은 전자레인지에 4분 동안 돌리면 따뜻해지고, 오늘부터 적응을 시작해야 하는 거고, 카카오택시 앱도 깔아야 하고, 택시비 비싸지 않으니까 자주 이용하고…"라고 자신의 아내가 일반인의 삶에 적응하는 방법을 훈수한 것을 나열했다.
     또 "(아내가) 차 없이 생활하는 첫날 집에서 일어나자마자 30분 동안 애기에게 타이르듯 안쓰러운 표정으로 이것저것 얘기를 해주고 출근했다"며 "나도 보통시민의 생활로 뛰어들었다"고 술회했다.
     이 글을 읽고 평범한 일반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민 전 의원은 그렇다면 전철 타는 법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도 몰랐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택시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격이 됐다. 한 방송사의 사회부 기자로 출발해서 메인 뉴스의 앵커로 성공했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람이 그것을 몰랐다면 심각한 문제다. 물론 자신의 바뀐 신분을 이야기 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심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려 했던 의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대부분의 일상이 그러한 것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민 전 의원의 글은 평범한 시민들의 입장에서 참으로 서운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국민의 일상에 완전히 녹아들어 국민의 애환을 100% 공감할 수 없다 하더라도 무엇이 아프고 고달픈지를 체감해야 할 위치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모두 민 전 의원과 같지나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만원 전철에서 시달리며 출퇴근을 하고 이 더운 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방역이라는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일상을 살얼음 디디듯이 견디고 있는 국민의 생활과 유리된 삶을 산다면 그들이 내뱉는 모든 정의로운 단어들은 허공에 대고 외치는 메아리일 뿐이다.
     21대 국회가 문을 열고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300명의 국회의원들 가운데 전철 타는 방법을 모르는 의원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마스크를 반듯하게 착용한 기사가 몰아주는 자동차의 뒷좌석에 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큰소리로 침을 튀기며 통화하는 의원은 얼마나 될까. 국민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퇴임 후 민 전 의원의 자기고백을 되풀이 하지 않는 의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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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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