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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절마다 반복되는 이미지 정치 그만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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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9-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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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연말연시에는 정치인들의 이미지 정치가 극에 다다른다. 참모들이나 관변단체 임원들을 대동하고 전통시장을 찾거나 특수시설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고 줄줄이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전통시장을 찾은 정치인은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사고 옆에 선 참모들은 얼른 받아서 들고 뒤따른다.
 
  이 같은 이미지정치는 선거 때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겨울철 어묵꼬치를 먹거나 김이 무럭무럭 피어나는 국밥을 말아 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이 사람은 이만큼 서민적'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평소 서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나 시장, 시설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선거가 임박하면 앞 다퉈 시장과 쪽방촌을 찾는다. 전형적인 이미지 정치의 한 수법이다.
 
  명절을 앞두고 시장을 찾거나 시설을 찾는 정치인들의 행동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평소 영세상공인들과 저소득층, 소외계층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왜냐면 그들은 명절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전통시장을 찾고 소외계층을 방문해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애를 쓰기 때문이다.
 
  평소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정치인들이 명절과 선거, 연말연시가 됐을 때 나타난다면 상인들은 그들을 '위선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려운 계층의 삶을 위해 정책을 입안하고 진정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한다면 때만 되면 나타나는 연례행사는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시장을 찾는 것을 두고 '정치적 보여주기'라는 비판은 늘 따른다. 정치인들은 나름대로 때마다 시장을 찾는 이유를 둘러대기는 한다. 전통시장에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고 여론이 형성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민심을 수렴하기에 가장 적절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일 경우도 있다. 그들이 찾는 시장은 그들의 지지세력들이 밀집한 시장일 경우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상인들이나 시민들이 내놓는 여론은 그리 객관적이지 못하다.
 
  또 누가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인 면전에서 바른 소리를 하겠는가. 차라리 지지세력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그들의 응원으로 힘을 받는다고 고백하는 편이 정직한 표현이다. 그리고 지지세력의 환호에 쇠뇌가 돼 제대로 가던 길도 비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하면 안 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고 한다면 그게 진정한 정치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시장을 찾을 시간에 과연 서민들이 안전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을지, 외로운 사람은 없을지, 병마에 시달리는 소외계층은 없는지 차분하게 살펴보는 것이 더욱 믿음직한 정치인이다. 더 이상 이미지 정치에 매달리는 어설픈 정치행위는 그만 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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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