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갑질 논란` 파장…아이돌 인성 교육·스태프 노동 환경 문제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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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숙 작성일20-10-23 16:23본문
↑↑ 레드벨벳 아이린. 2020.07.06.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경북신문=박해숙기자] 스타일리스트 겸 패션에디터에 대한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의 '갑질 논란'으로 아이돌의 인성 교육과 노동 환경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K팝이 세계적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안팎으로 밝은 면과 함께 어두운 면도 꾸준히 조명됐다. 연습생 시절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춤과 노래 실력은 단연 발군이지만, 인성적인 측면에서는 덜 다듬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 대형 기획사들은 잇따라 트레이닝 시스템에 인성·전인 교육 항목을 추가해왔다. 일부 기획사에서는 노래와 춤보다 예의범절, 인사성 등을 더 강조하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기획사도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깍듯하게 인사하기, 일정이 끝날 때마다 도와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하기 등의 덕목은 이제 아이돌 되기 과정의 필수다. 여전히 주목 받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성을 누누이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타일리스트 A씨가 "내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고 아이린에 대해 폭로하면서 K팝계에서는 인성 교육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A씨의 폭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격렬하다. 사회 전반에 계급,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갑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 상황에서 터진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레드벨벨은 아이돌계에서 톱그룹이고 그 중에서 화려한 외모를 보유한 아이린은 팀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멤버다. 강자로 보일 수 있는 아이린의 위상 때문에, 그녀의 사과에도 대중 사이에서 더 반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레드벨벳은 대형기획사 소속의 인기그룹이라 대중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우가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갑질' 논란이 그런 인식을 더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에서는 좀 더 구조적인 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팝의 위상이 점차 커지면서 나오는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K팝이 마치 만능키처럼 통한다. 대중문화계뿐만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K팝 스타' 모시기에 혈안이 됐다. 무엇을 하든 이목을 끌 수 있는 '흥행 보증 수표'이기 때문이다.
한 축제 담당자는 "연예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어느 정도 이름값 있는 K팝 그룹만 섭외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만큼 섭외 경쟁이 치열해져 제안 조건이 좋아지고, 한류스타들도 그 만큼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아이린에 대한 각종 루머가 퍼지고 있는데, 그녀를 무조건 매도하는 쪽으로만 몰아가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린이 주변 스태프들이 평소 눈여겨본 물건을 선물해주는 등 미담도 다수 있다"면서 "2018년 평양 공연 때도 인원 제안 때문에 매니저, 스태프가 거의 함께 하지 못했는데 팀 동생들을 잘 챙겼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이린은 평소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외모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가 커지면서 스타일적인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건도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뒤틀려서 분출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아이돌은 항상 밝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K팝 업계의 불문율이다. 하지만 아이돌도 사람이다. 빠듯한 스케줄에 그것도 하루 종일 대중의 눈과 귀를 조심해야 하는 입장에서, 개인 시간 없이 내몰리다보면 스트레스를 마땅하게 분출할 수가 없어 다소 쉽게 보이는 대상에게 그것이 공격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
소속사와 대중문화계 차원에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1년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는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를 설립했다. 하지만 더 많은 기관, 기구가 역할을 분담해야 좀 더 개인에 특화된 지원이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아이돌을 매니지먼트하는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예민하기는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건강한 정서를 위해 소속사는 물론 사회 안팎으로 다 같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아이린과 그녀가 속한 레드벨벳은 향후 활동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레드벨벳은 오는 24일 '2020 한국문화축제' 글로벌 한류 홍보대사로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팬미팅을 열 계획이었는데 진행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아이린은 올해 말 첫 영화 주연작 '더블패티'(가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악화된 여론에 직면하게 됐다.
박해숙 parkhs790913@hanmail.net
[경북신문=박해숙기자] 스타일리스트 겸 패션에디터에 대한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의 '갑질 논란'으로 아이돌의 인성 교육과 노동 환경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K팝이 세계적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안팎으로 밝은 면과 함께 어두운 면도 꾸준히 조명됐다. 연습생 시절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춤과 노래 실력은 단연 발군이지만, 인성적인 측면에서는 덜 다듬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 대형 기획사들은 잇따라 트레이닝 시스템에 인성·전인 교육 항목을 추가해왔다. 일부 기획사에서는 노래와 춤보다 예의범절, 인사성 등을 더 강조하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기획사도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깍듯하게 인사하기, 일정이 끝날 때마다 도와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하기 등의 덕목은 이제 아이돌 되기 과정의 필수다. 여전히 주목 받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성을 누누이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타일리스트 A씨가 "내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고 아이린에 대해 폭로하면서 K팝계에서는 인성 교육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A씨의 폭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격렬하다. 사회 전반에 계급,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갑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 상황에서 터진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레드벨벨은 아이돌계에서 톱그룹이고 그 중에서 화려한 외모를 보유한 아이린은 팀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멤버다. 강자로 보일 수 있는 아이린의 위상 때문에, 그녀의 사과에도 대중 사이에서 더 반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레드벨벳은 대형기획사 소속의 인기그룹이라 대중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우가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갑질' 논란이 그런 인식을 더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에서는 좀 더 구조적인 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팝의 위상이 점차 커지면서 나오는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K팝이 마치 만능키처럼 통한다. 대중문화계뿐만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K팝 스타' 모시기에 혈안이 됐다. 무엇을 하든 이목을 끌 수 있는 '흥행 보증 수표'이기 때문이다.
한 축제 담당자는 "연예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어느 정도 이름값 있는 K팝 그룹만 섭외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만큼 섭외 경쟁이 치열해져 제안 조건이 좋아지고, 한류스타들도 그 만큼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아이린에 대한 각종 루머가 퍼지고 있는데, 그녀를 무조건 매도하는 쪽으로만 몰아가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린이 주변 스태프들이 평소 눈여겨본 물건을 선물해주는 등 미담도 다수 있다"면서 "2018년 평양 공연 때도 인원 제안 때문에 매니저, 스태프가 거의 함께 하지 못했는데 팀 동생들을 잘 챙겼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이린은 평소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외모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가 커지면서 스타일적인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건도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뒤틀려서 분출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아이돌은 항상 밝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K팝 업계의 불문율이다. 하지만 아이돌도 사람이다. 빠듯한 스케줄에 그것도 하루 종일 대중의 눈과 귀를 조심해야 하는 입장에서, 개인 시간 없이 내몰리다보면 스트레스를 마땅하게 분출할 수가 없어 다소 쉽게 보이는 대상에게 그것이 공격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
소속사와 대중문화계 차원에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1년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는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를 설립했다. 하지만 더 많은 기관, 기구가 역할을 분담해야 좀 더 개인에 특화된 지원이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아이돌을 매니지먼트하는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예민하기는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건강한 정서를 위해 소속사는 물론 사회 안팎으로 다 같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아이린과 그녀가 속한 레드벨벳은 향후 활동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레드벨벳은 오는 24일 '2020 한국문화축제' 글로벌 한류 홍보대사로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팬미팅을 열 계획이었는데 진행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아이린은 올해 말 첫 영화 주연작 '더블패티'(가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악화된 여론에 직면하게 됐다.
박해숙 parkhs7909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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