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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현 특별기고]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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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작성일20-12-0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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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우리는 호젓한 곳에서 혼자 차를 마실 때 조용히 음악을 들을 때 한때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 떠오를 때 가끔 창밖을 바라볼 때 아련한 그리움을 느낀다. 알 수없는 그리움이 가슴에서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며 내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
 
  돌아갈 수 없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마음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어떤 미련 같은 것일까? 불현듯 다가오는 짙은 그리움이 우리를 가끔 많이 힘들게 하곤 한다.
 
  그리워하는 대상은 현재 내가 존재하는 상황보다는 좋았고 만족스러웠고 행복했던 시간일 것이다. 그
기억을 현재의 내가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움은 사랑의 다른 표현은 아닐까? 내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가슴 한구석에 묻어둔 그 기억의 조각들이 문득 문득 다가올까?
 
  그리움은 늘 우리의 주위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 그리움의 감정이 무디어지고 망각될 수 있을까? 우리의 몸이 늙어 약해지고 생각이 희미해질 때 그리움의 흔적이 사라질 수 있을까? 우리의 영혼이 몸과 분리되어 나가면 완전히 망각할 수 있을까? 만약 이 그리움들이 내 영혼에 저장되어 있다면 영원히 그리워해야 하는 건가?
 
  그리움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는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으로 정의(定義)되어 있다. 아마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정의에 일부는 공감하고 일부는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나태주 시인은 그리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나태주 시인은 인생을 그리움이라고 했다. 아마 인생이 그리움의 연속으로 애틋하게 이루어진다는 표현일 것이다.
 
  불경에서는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고 한다. 불교의 경전 중에 하나인 법구경(法句經)에 "사랑하는 사람을 갖지 말라. 미운사람도 갖지 말라. 미운사람은 만나서 괴롭고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서 괴롭다"라는 구절을 기억한다. 여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 괴롭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고통이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지난 시절의 행복감이 알 수없는 그 무엇이 내 마음에 같이 있어 준다면 우리는 더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집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그리워하는 마음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할 줄이야.
 
  성경(bible)에서는 사람은 완전한 상태로 창조되었지만 인간이 죄를 짓고 하나님과 분리됨으로써 불완전하고 늘 불안한 존재로 추락한 것으로 설명되어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그 마음 깊은 곳에서 완전했던 처음 그 상태를 늘 사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독교에서의 그리움의 본질은 잃어버린 우리의 완전한 상태를 회복하려는 마음가짐과 노력으로 보인다.
 
  어쨌든 우리 인간의 DNA속에는 잃어버린 행복감을 추구하는 본능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 DNA가 우리의 행복했던 지난 시간들 사랑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는 과거의 일상(日常)을 그리워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 했던 일상들이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일상이 활기차게 시작되는 미래의 하루를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본다.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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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